세민병원 권O원 물리치료사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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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못 할 것 같아”에서
“지금은 혼자서 할 수 있어”까지
처음 환자분을 만났을 때 가장 먼저 느껴졌던 것은
몸의 불편함보다도 움직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었습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마비로 몸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게 되면서
환자분은 많이 위축되어 계셨습니다.
“나는 못 할 것 같아.”
“운동해도 의미가 없을 것 같아.”
운동을 시작하기도 전에 이런 말씀을 자주 하셨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회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보다,
다시 움직여야 한다는 막막함과 혹시 넘어지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더 크게 느껴지는 듯했습니다.
특히 서거나 걸음을 내딛는 일에 대한 불안감이 컸습니다.
몸을 움직여야 한다는 것은 알고 계셨지만, 선뜻 첫 움직임을 시도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어려운 동작을 해내는 데 목표를 두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환자분이
‘지금 할 수 있는 것’
부터 하나씩 시작했습니다.
누운 자세에서 몸을 돌려 앉아보고,
앉은 자세에서 두 다리에 조금씩 체중을 실어보고,
다시 천천히 일어서 보는 연습을 이어갔습니다.
환자분의 상태와 안전을 살피면서 서두르지 않고 한 단계씩 진행했습니다.
처음에는 작은 움직임 하나에도 조심스러워하시던 분이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를 해내고,
다시 그다음 동작을 해내면서 조금씩 표정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환자분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쉬운 것부터 하니까 할 수 있겠다.”
짧은 한마디였지만 무척 반가웠습니다.
처음 치료실에서 “나는 못 할 것 같다”고 말씀하시던 환자분이
자신의 몸으로 작은 성공을 직접 경험하면서
조금씩 생각을 바꾸기 시작한 것입니다.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두려움이
‘한번 해볼 수 있겠다’는 마음으로 바뀌는 순간이었습니다.
그 이후부터는
치료를 대하는 모습도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누군가의 도움을 먼저 기다리기보다 스스로 몸을 움직여보려고 하셨고,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운동에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동작을 하나씩 해낼 때마다 “해보니까 되는구나”라며 환하게 웃으시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 반복해서 연습하면서 움직임은 조금씩 나아졌고, 어느 순간에는 스스로 몸을 일으켜 혼자 서 있는 것까지 해내셨습니다.
그리고 환자분께서 조용히 말씀하셨습니다.
“지금은 혼자서 할 수 있어.”
그 말을 듣는 순간 처음 만났던 날이 떠올랐습니다.
“나는 못 할 것 같아.”
같은 분의 말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만큼 목소리와 표정에 담긴 마음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스스로 서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뿌듯해하시는 환자분을 보면서 저 역시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단순히 ‘혼자 서기’라는 하나의 동작을 해낸 것 이상의 의미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환자분 스스로 ‘나도 다시 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순간이었습니다.
재활치료를 하다 보면 몸의 움직임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자주 느끼게 됩니다.
움직임이 어려워진 환자분에게 다시 몸을 움직여보라고 말씀드리는 일은 어쩌면 생각보다 훨씬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작은 움직임 하나, 작은 성공 하나가 다음 도전을 시작할 수 있는 힘이 되기도 합니다.
“나는 못 할 것 같아”라는 말이
“쉬운 것부터 하니까 할 수 있겠다”로,
다시
“해보니까 되는구나”로,
그리고 마침내
“지금은 혼자서 할 수 있어”라는 말로 바뀌어 가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았습니다.
누워서 몸을 돌리고, 앉고, 다리에 체중을 싣고, 다시 일어서기까지.
환자분에게 그 과정은 단순한 운동의 반복만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한 걸음 한 걸음 자신의 몸을 다시 믿고, ‘다시 할 수 있다’는 마음을 쌓아가는 시간이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환자분의 작은 변화를 놓치지 않겠습니다.
한 번의 작은 성공이 다음 도전으로 이어지고, 처음에는 두렵고 막막했던 움직임이
어느 날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바뀔 수 있도록 곁에서 함께하겠습니다.
환자분이 자신의 몸을 다시 믿으며 회복의 한 걸음을 내디딜 수 있도록,
그 과정에 든든하게 함께하는 물리치료사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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