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민병원 김O희 간호사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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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병동에는 오랜 시간 저희와 함께해 주신 할머니 한 분이 계셨습니다. 자녀분들이 멀리 떨어져 지내 자주 뵙지 못하는 탓에, 할머니는 저희가 다가갈 때마다 늘 미안함부터 앞세우시곤 했습니다.
"내가 나이도 많고 늙어서 손만 많이 가네... 매번 참 미안해요, 선생님.“
하지만 저희에게 할머니는 그저 돌봐야 할 환자 그 이상, 마치 저희의 진짜 할머니 같은 분이셨습니다. 따뜻한 밥 한 술에 정다운 안부를 얹어 건네고, 유독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시는 날엔 그 곁에 가만히 앉아 두런두런 옛이야기를 나누곤 했습니다.
그렇게 켜켜이 정이 쌓여가던 어느 날, 야속하게도 할머니의 건강이 눈에 띄게 약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곁을 지키며 최선을 다했지만, 이별의 시간은 조금씩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가쁜 숨을 몰아쉬시던 며칠 후, 할머니는 제 손을 가만히 끌어다 꼭 쥐어주셨습니다.
"우리 선생님들 덕분에... 하나도 안 외로웠어. 내 집보다 여기가 더 따뜻했네..."
그 떨리는 온기와 진심 어린 한마디가 할머니께서 저희에게 남겨주신 마지막 인사가 되었습니다.
할머니가 먼 소풍을 떠나시고 얼마 지나지 않은 어느 날, 병동으로 다정한 편지와 함께 작은 상자 하나가 도착했습니다. 자녀분들이 보내오신 그 상자 안에는, 삐뚤빼뚤하지만 정성스럽게 엮어 내려간 손뜨개 수세미와 알록달록한 털실 꽃들이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어머니께서 병원에 계시는 동안, 선생님들께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며 아픈 손으로 틈틈이 뜨신 것들입니다. 그동안 저희 어머니를 가족처럼 따뜻하게 돌봐주셔서 참으로 감사합니다.“
편지를 읽어 내려가며, 저희는 차오르는 뭉클함에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저희는 그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며 할머니를 돌보아 드렸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할머니께서 저희의 마음에 더 크고 다정한 선물을 남겨주고 가셨던 것입니다.
누군가를 향한 진심 어린 다가감은 곁을 떠난 뒤에도 결코 흩어지지 않고, 이렇게 눈부신 온기로 남아 오래도록 가슴을 덥혀준다는 것을 할머니를 통해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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